달력 한편,
빼빼로 그림자에 가려진
키 작은 글씨 하나―
농업인의 날
노란 복수초, 봄을 뜸 들이듯
둥근 호박, 가을을 샛노랗게 익혀간다.
아버지의 손끝이 그 위로 닿을 때,
덩굴은 미세한 숨결로 응답한다.
하얀 서리 깃든 새벽 밭두렁을 밟는 트랙터의
거친 숨결,
늙은 아버지의 노래다.
그 떨림은 흙의 맥박을 닮아
땅속으로 번진다.
하루가 조금씩 깨어나고
호박이 해처럼 웃을 때,
아버지의 굽은 등을
조심스레 다시 세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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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미소문학』 시 등단(2021). 한국미소문학 사무총장. 한국문인협회 회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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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인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