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이름 이양희. 1969년생. 미국 이민자 부모 사이에서 태어나 코넬대 정치학과를 졸업하고 하버드대 케네디 행정대학원에서 공공정책으로 석사 학위를 받았다. 3년간 흑인 빈민 밀집 지역에서 초등학교 교사로 근무하고, ‘새 교사 프로젝트’를 결성하여 미국 20개 주 각 급 학교에 1만여 명의 교사를 공급해 오다가 2007년 6월 아드리안 펜티 시장에 의해 교육감으로 전격 발탁되었다.
미국 워싱턴 DC의 공교육 개혁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미셸 리 교육감을 말함이다. 한국에서 리 교육감은 이미 유명 인사다. 그는 교육감에 취임하자 성적이 나쁜 학교의 교장과 교직원 수백 명을 해직했다. 그에게 ‘빗자루를 든 마녀’라는 이미지가 따라다니게 된 건 이 때문이다. 그러나 그의 교육 개혁을 열렬히 지지하는 사람들은 그를 ‘교육개혁 전도사’라고 부른다. 교직원 노조가 크게 반발했지만 리 교육감은 뜻을 굽히지 않고 그대로 밀어 붙인 결과 워싱턴 DC 초중학교 학생들의 수학․읽기 성적이 크게 향상되었으며 인종 간 차이도 줄었다.
한편 대선 후보 시절에 리 교육감의 교육 개혁을 지지한다고 밝힌 적 있는 오바마 대통령은 2010년 2월 10일이라는 기한을 정해놓고 성적이 나쁜 공립학교에 최후의 통첩을 보냈다. 학생들의 학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근본 대책을 내놓으라는 것이다. 학생을 제대로 가르치지 못하는 학교의 교장과 교사들에게는 책임을 묻고 그래도 안 되면 학교의 문을 닫겠다는 강력한 개혁 의지를 천명한 것이다.
공교육에 대한 개혁 요구는 미국이나 한국이나 다르지 않다. ‘교육이야말로 미국이 직면한 최대 현안 중 하나’라는 리 교육감의 말과 같이 한국에서도 교육은 이미 최대 현안 중 하나이다.
서울시교육청이 2010년 올해부터 초중고교 학교장 평가제를 도입한다고 발표했다. 학교 경영 평가, 학력 증진 성과, 학부모 만족도, 학교장 활동 평가를 통해 성과가 우수한 교장은 연수, 보상 등으로 우대하고 그 반대인 경우에는 중임 배제와 같은 인사상 불이익을 주겠다는 것이다. 현재, 교장이 평교사로 자리 이동하는 경우는 거의 없기 때문에 중임 배제 조치는 사실상의 강등 조치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이 학교장 평가제는 서울시교육청 뿐 아니라 부산, 충북, 경북, 대구, 경남도교육청도 실시할 예정이거나 이미 실시하고 있다. 곧 전국적으로 확대될 것이 틀림없다.
한나라당 여의도 연구소가 최고위원회의에서 보고한 현 정부의 분야별 국정 만족도 조사(전국 성인 남녀 2,000명 대상)에 따르면 교육 분야에 가장 만족하지 못한다는 결과가 나왔다고 한다. 자율과 경쟁으로 수월성을 지향하는 현 정부의 교육 정책이 ‘사교육’이라는 복병을 만나 크게 흔들리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공교육의 성패는 무엇보다도 학생의 요구 및 수준에 따라서 최적의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할 수 있느냐 여부에 달려 있다. 개별 학생들이 원하는 학습 기회를 최대한 제공할 때 ‘사교육’은 줄어들고 공교육이 활성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천편일률적인 교육이 이뤄지는 곳에서 학교장의 책임 경영이 이루어질 수는 없다. 학교장 평가제는 부모, 학생의 요구를 반영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는 자율권을 부여함과 같이 이에 대한 책무성을 묻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학교장 평가제가 공교육의 변화와 개혁을 이끄는 기폭제가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