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마스크 풍경

이경구

<수필>

마스크 풍경

 

이경구(재경안성산악회고문, 한산이씨광목공파종회회장)

 

 3월6일- 나는 동네 약국 앞에서 줄을 섰다. 30분이 지나고 1시간이 지나서야 긴 줄은 움직이기 시작했다. 줄서기를 하는 동안 사람들의 표정은 굳어 있고 손은 핸드폰을 만지작거리고 더러는 슬쩍 새치기를 하는 사람도 있었다.

 마스크 공급량이 부족해지자 정부에서는 마스크 5부제를 시행한다고 발표했고 3월 9일부터 생년월일 끝자리 1부터 10까지를 반으로 나누어 주 5일 간 마스크 구입방안을 정세균 총리가 제안했다고 한다.

 나는 마스크로 꽃피운 줄서기 행렬을 보며 이 절실한 현실을 사회적 측면과 개인적인 측면에서 생각해 보았다. 두 가지 모두 ‘필요성’ 때문이리라. 사회적으로는 <코로나19> 를 퇴치시키고 더 이상 감염을 막으려는 것이고, 개인적으로는 언제 어느 곳에서 감염될지 모르는 <코로나19> 로부터 나를 지키기 위한 필사의 노력일 것이다.

 오래전에 유럽 여행을 한 적이 있다. 독일의 프랑크프르트 뢰머광장을 관광하던 중 벌어진 일이다. 우리 일행 하나가 마스크를 썼다. 현지가이드는 그 여행자를 암담하게 바라보며 마스크를 왜 썼느냐고 묻었다. 독일에서는 전염병이나, 중병이 아니면 마스크를 쓰지 않기 때문에 혹시 의심을 받을까봐 조심스럽다고 했다.

 이렇게 사용되던 마스크가 지금의 우리에겐 어느새 일상의 꼭 필요한 준비물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세상은 참으로 묘한 것이어서 마스크를 쓰지 않은 사람은 도리어 이상하게 보이는 세상이다. 마스크 꽃들이 하얗게 펼쳐진 거리, 사각의 마스크는 한 폭의 그림을 보는 듯하다.

각양각색의 마스크 풍경을 보며 그냥 평면적이고, 일반적인 시각으로 살아온 날들은 요즘에는 가스로 가득 메워지는 듯한 답답한 날들로 변해간다.

 사방은 인기척이 없다. 거실에 앉아 꿈을 꾼 듯한 기분으로, 꿈을 깬 듯한 기분으로 창밖을 내다본다. 어딘가에 남아있을 맑은 공기가 그립다.

 소파에 앉아 뉴스를 듣는다. <코로나19> 특집뉴스다. 채널을 돌려보지만 온통 코로나다. ‘마스크꽃’의 아름다움을 느끼는 건 이젠 평범한 진리가 되었다. 화려하지 않으나 믿음직하고 담담한 표정의 꽃이다.

 3월 10일- 비가 내렸다. 길고 긴 행렬 속에서 1시간을 마스크 꽃으로 서 있다가 허탕 치고 돌아왔다. 오늘은 어린이 마스크만 입고되었다는 것이다. 꽃과 꽃들이 마주서던 긴 시간은 지나고 언제 피고 질지 모르는 꽃 같은 인생을 생각해 본다. 마스크가 아쉬워지는 꽃잎 같은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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