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시의회, 의회인사권 독립 문제로 파문확산

복귀한 공무원은 있는데 파견된 공무원이 없어 의회 개점휴업 상태
안정열 의장 복귀하는 공직자에게 미안함으로 무릎 꿇는 초유의 사태 발생

 안성시와 안성시의회가 인사권 문제로 마찰을 계속 빚고 있다. 안정열 시의회의장이 의회인사권 독립 보장을 요구하며 공직자에게 무릎을 꿇는 사태가 벌어진지 10여일이 지난 현재까지 해결되지 않아 인사 갈등이 코로나19 재확산과 민생해결을 위한 추경심사까지 영향을 줄 것으로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안성시의회는 지난 1일자로 의회에 파견한 5급 3명, 6급 2명 등에 대해 거부의사를 밝히며 전원 복귀할 것을 시에 정식 요청했다. 이 과정에서 안 의장이 복귀한 전문위원 2명에게 미안함을 사과하며 무릎을 꿇는 안타까운 상황이 벌어졌다.

 문제의 발단은 올 1월 행정안전부가 지방자치법 개정을 통해 지방의회 의장에게 소속 공무원에 대한 임용권을 부여하는 인사권독립이 시행되면서부터다. 그러나 의회가 의회 공무원에 대한 채용과 징계, 임명 등 인사 임용권만 가졌을 뿐 지방자치단체의 인사권은 의회가 관여하지 못하게 못 받았다.

 전국의 지방의회가 그동안 지방의회 인사권독립을 비롯한 지방의회 권한 강화를 계속 요구해 왔고, 지난 1월 법 개정으로 지방의회가 1991년 부활한지 32년 만에 이룬 성과지만 결국 반쪽 인사권독립이라는 지적이다.

 이같은 사례는 지난 1월 시의회 인사권독립 시행일에 맞춰 시의회 전체 직원 15명 중 12명을 시로 복귀시키면서 후임 인력 배치를 제때 하지 않아 직원 3명이 시의회 전체 업무를 보는 어처구니 없는 상황이 빚어진 전례가 있다.

 당시 신원주 의장은 “13일자 지방자치법 개정이 시행되고 의회로 전입을 희망하는 직원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늦장 인사에 그것마저도 사전 협의도 없이 7월말까지 파견으로 발령을 한 것은 의회를 무시하는 처사”라고 주장했다.

 의회인사권 독립에 앞서 안성시와 안성시의회가 ‘인사운영 등에 관한 업무협역서’를 체결했다.주요내용을 보면 안성시의회와 안성시는 의회인사권 독립의 효율적 추진과 양 기간과 소통·협력체계를 공고히 하고 의회인사권 독립의 조기 정착과 안정화를 위해 상호 호예를 바탕으로 상호협력 증진을 통해 인사운영의 전문성과 안정성을 제고하기로 했는데 결국 이번 인사 문제에서 빛이 바랬다.

 이번 인사 파동은 의회 5급 전문위원 2명에 대한 전보가 결렬되면서 사태가 발생했다. 시의회에 따르면 인사 때마다 의회를 무시하고 시장의 인사권에서 자유롭지 못한 파견 인력으로 의회를 운영하라는 것은 상호존중 및 법치 취지를 무시하는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번 시의 인사명령을 본 안정열 의장은 고심 끝에 파견직 직원 복귀를 요청하고 전문위원실을 찾아 그동안 고생에 고마움을 표하며 보직을 받지 못한 채 행정과로 대기 발령되어야 하는 것에 무릎을 꿇었다.

 더구나 전문위원들은 집행부 사무관을 기준으로 직책 수당에서 수백만원 적은 연봉을 감수하며 고생한 것에 대한 미안함이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의회 인사권이 독립되었어도 시장의 인사권에서 자유롭지 않은 상황이 재현되고 있고 사무처 공무원들이 복귀와 파견이 지속되는 상태에서 소신을 갖고 얼마나 노력할 수 있으며, 또 집행부 복귀 후 좋은 평가를 받기 위해 의회 내 정보를 집행부에 전달한다는 불만이 제기되고 있는 등 의회의 발전을 위해서도 의회인사권 독립 문제는 빠른 해결이 필요한 부분이다.

 안 의장은 “앞으로 시간이 걸리더라도 안성시와 협의를 통해 정상적인 의회조직을 만들어나갈 것이다.”고 언급했지만 “의사과장, 의사팀장, 의전팀장 등의 공백으로 의사일정의 정상화는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면서 “의회인사권 독립의지는 의회의 감시와 견제 능력 향상을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조치이며 지방자치 발전을 위한 의미가 큰 만큼 초기의 혼란을 부정적으로 만 보지 말고 지켜봐 주시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시의회 국민의힘 최호섭 의원은 “인사권이 독립됐으니 사무처의 인사는 시의회와 면밀히 검토하고 협의해야하는 사안이다.”라며 “시장의 인사독단으로 의회를 무력화해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당장 시의회 사무관과 실무진의 공백으로 현재 의회가 개점휴업 상태가 지속되면서 오는 22일 현안사업과 코로나19 대책 등을 담은 조례안 심의와 추경예산에 대한 임시회가 열릴 수 있을지 불확실한 상황이다. 이는 임시회 상정 될 내용에 대해 시와 사전 논의가 있어야 하는데 의회 실무진이 없어 대화가 단절된 상태기 때문에 이다.

 이와 관련해 안성시는 보도 자료를 통해 안성시의회의 인사권 독립을 지원하는 한편, 시의회의 정상운영을 위해 적극 협조하겠다고 약속했다.

 안성시에 따르면 ‘의회의 인사권 독립과 빠른 안정’을 위해 의회와 지속적으로 협의를 해왔으며, 기존 직원들의 파견종료일이 도래함에 따라 안성시의회로의 전출 희망자를 모집해 의회로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시의회는 전출희망자 12명 중 4명에 대해서만 전입의사를 밝혔고, 기존 파견 직원 6명에 대하여는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는 것.

 결국 의회와의 협의 난항으로 안성시의회 운영 공백을 우려한 안성시는 의회의 정상적인 운영을 위해 기존 직원 6명의 파견을 6개월간 연장한 후 협의를 계속 진행하고자 했으나 의회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파견 직원 전원의 복귀를 요청한 상태라는 것이다.

 시 관계자는 “안성시의회의 인사권 독립을 위해 노력하며, 의회의 안정적 운영을 위한 적극적인 지원을 이어가겠다.”고 전했으며, “현재 코로나19가 재확산되고, 물가 상승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민생안정이 절실한 만큼 관련 조례와 추경예산안 편성을 위해 의회가 하루속히 정상화되도록 협의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시의회는 “인사 파동 이후 안성시의 어떠한 의회정상화 노력도 찾아볼 수 없으며 심지어 협의를 진행해야 할 부시장은 8월 1일 휴가를 떠나 돌아오고 있지 않다.”면서 “안성시는 지금의 상황을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보고 있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면서 “민생안정을 위해 의회를 정상화하려 한다는 안성시의 의지는 기만적인 말장난이었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안정열 의장이 무릎을 꿇어가며 미안함을 표한 직원들은 아직도 청문감사실에서 대기발령인 상태로 지내고 있는 상황에서 부시장이 휴가를 떠났고 인사협의를 진행하겠다는 안성시는 시민들을 기만하며 보도자료 떨렁 한 장 내고 시간만 보내고 있으니 참으로 황당하기 그지없다.”라면서 문제점을 제기한 뒤 “문제가 되는 보은인사 논란에도 인사발령을 강행하는 김보라 시장이 의회사무처 인사에 관하여는 갖은 핑계를 대며 소극적으로 나오는 것 자체를 이해할 수 없다.”면서 “안성시의회는 안성시의 이런 행태에 대해 유감을 표하며 안성시는 새로운 인사안을 가지고 즉각 협의에 나설 것”을 촉구하며 “안성시가 이런 식으로 의회를 계속해서 무시하고 어물쩍 넘어가려 한다면 피해를 보는 것은 안성시민들이란 것을 명심하기 바란다.”강력하게 안성시의 전향적 방안 강구를 촉구했다.

 시민들은 “의회와 시가 갈등을 이어가는 동안 예산과 정책은 멈춘 상태로 그 피해를 고스란히 시민이 입게 된다.”며 큰 관심을 보이고 있어 결과가 주목된다.

 

<저작권자 © 민안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지역

더보기

안성의 모범지도자

더보기

포토뉴스&카툰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