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4·1만세 항쟁 2일간의 해방때가 되면 생각나는 참지도자

애국애향 정신이 투철한 고 안길수 선생을 추모하며!

◇고 안길수 선생이 사비 2천여만 원을 들여 조성한 표석비

 우리 안성의 자랑거리는 셀 수 없을 만큼 많다. , 포도, , 인삼, 한우한돈 등 풍부한 먹거리에다 안성팔경, 죽산팔경 등 볼거리도 지천이다. 이뿐인가? 무엇보다 시민들의 가슴속에 긍지와 자부심을 샘솟게 하는 자랑거리가 있다. 바로 3.1독립운동 항쟁지라는 빛나는 역사이다. 우리 안성은 당시 전국 3대 실력 항쟁지 중의 하나였다. 다른 고장처럼 만세만 부른 것이 아니다. 일제의 소굴인 주재소와 우편소 등을 불태우고 일인들을 몰아냈다. 항쟁의 중심지인 양성원곡 일대는 2일간 해방되었다. 독립운동사를 통틀어 전무후무한 대사건이었다. 결국 일제는 이를 탄압하기 위해 세 번이나 출병했고, 수 많은 선조들이 일제의 총칼에 맞아 순국했다.

 올해도 항쟁이 시작되었던 41일을 즈음해 만세고개 독립항쟁기념관에서는 다채로운 행사가 열렸다. 다행히 해마다 참가하는 인원이 늘어나고 각종 언론매체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필자는 벅찬 감회를 느끼면서 문득 고 안길수(安吉洙 1931-1997) 선생을 떠올린다. 사실 불과 20년전만 해도 안성이 3대 실력 항쟁지라는 사실 자체를 모르고 지냈다. 유관순 열사를 배출한 이웃 천안이 오래전부터 충절의 고장으로 각광을 받았기에 더욱 안타까운 일이었다. 그런데 선생이 사장될 뻔했던 안성의 빛나는 역사를 발굴하고 성역화 사업을 시도했던 것이다. 선생은 양성원곡독립항쟁 성역화추진위원회를 구성해 초대 위원장을 맡았다. 그리고 막대한 사비를 들여 항쟁의 시발지인 양성 동항리 삼거리와 양성초등학교 교정에 대형 표석을 세웠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관공서, 언론사 등 관계기관을 쫒아 다니며 만세고개에 기념관을 건립하자고 촉구했다. 하지만 명분과 취지는 공감을 얻었지만, 예산 등 현실적인 어려움이 커서 성역화 사업은 쉽사리 진척되지 않았다. 그렇게 선생은 동분서주 애쓰다가 정신적 신체적 피로가 누적되어서인지 갑자기 쓰러져 타계했다. 그렇게 선생은 일찍 돌아갔지만, 뿌린 씨는 열매를 맺었다. 선생이 작고한지 4년 후인 2001년 마침내 기념관이 완공되었던 것이다.

 선생은 양성면 명목리 유명한 애국애향의 집안에서 태어났다. 선생의 조부 안성균(安聖均 1866-1947) 선생은 조선말 무과에 급제한 선비이자 일제 치하 교육운동, 농민운동을 전개한 선각자였다. 1926년 대기근 때에는 사재를 털어 인근 주민들을 구휼했다. 안성균 선생의 공적은 안성시지에 상세히 수록되어 있다. 그런 가풍 아래 자라난 선생은 6.25전쟁 이 터지자 참전해 중공군과의 전투에서 큰 전공을 세워 화랑무공훈장을 받았다. 제대 후 양성초등학교에서 수년간 교편을 잡았다가 서울 철도청으로 자리를 옮겼다. 선생이 20년 가까운 공직생활을 마치고 고향에 돌아온 시기는 1975년이었다. 이후 선생은 오랜 기간 안성 재향군인회 감사, 위민봉사위원, 민족통일협의회 양성지회장 등을 지내면서 지역발전을 위해서라면 궂은 일을 마다하지 않았다. 공도중학교에는 수목을 기증했고, 양성면 남부 남극노인회에는 해를 거르지 않고 난방비를 후원했다. 이밖에도 불우한 이들을 보면 그냥 지나치지 않고 선행을 베푼 사례는 아주 많다. 우리 안성에 많은 위인들이 있었지만, 필자는 선생을 가장 존경한다. 선생은 어떤 대가도 바라지 않고 오로지 지역발전을 위해 묵묵히 애향운동을 실천했기 때문이다. 양성면 명목리에는 선생과 조부인 안성균 선생의 송덕비가 세워져 있다. 아마도 조손(祖孫)이 함께 송덕비를 받은 경우는 전국적으로도 드문 사례인 듯 싶다. 두 분 모두 고을 수령을 한 것도 아니고,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덕을 기렸기에 더욱 그렇다.

 얼마 전 뒤늦게나마 기쁘고도 놀라운 소식을 접했다. 선생의 외손녀 조혜민양(26)이 지난 2월 수석으로 검사에 임용되어 서울중앙지검에 발령받았다는 것이다. 선생은 슬하에 21녀를 두었다. 장남 안상철씨(59)는 사업을 하고 있다. 차남 안상정씨(50)는 공채당료 출신으로서 한나라당 안성시당협위원장을 역임한 바 있다. 장녀 안순애씨(55)는 서울로 출가했는데, 딸을 그렇게 훌륭하게 키워낸 것이다. 한편 선생의 아들, 사위, 손자, 외손자 등 성인 남자들은 모두 현역으로 군복무를 마쳤다. 이 사실 또한 흔한 일은 아닐 것이다. 선생은 티끌만한 사심 없이 헌신봉사하신 분이었다. 평생 지행합일 언행일치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실천하신 분이었다. 다음에 발간할 안성시지에는 선생의 공적을 반드시 수록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미지만 근사하게 포장하는 거짓 지도자가 판치는 세상, 정말 선생 같은 참 지도자가 절실할 따름이다. 선생이 떠난지 벌써 17, 해가 갈수록 오히려 그리움은 더해만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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