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년(丁酉年)은 붉은 색을 의미하는 ‘정’과 십이간지 중 닭을 뜻하는 ‘유’로 ‘붉은 닭’의 해를 뜻한다.
예로부터 닭은 많은 알을 품기 때문에 풍요와 다산을 상징하고, 또한 덕을 갖춘 새로 표현되어 왔는데 한시외전(韓時外傳)에 따르면 “머리에 관을 쓴 것은 문(文)이며, 발에 갈퀴를 가진 것은 무(武)며, 적에 맞서서 감투하는 것은 용(勇)이며, 먹을 것을 보고 서로 부르는 것은 인(仁), 밤을 지켜 때를 잃지 않고 알리는 것은 신(信)이다.” 라며 닭의 오덕(五德)을 설명하기도 했다.
특히 닭의 울음소리는 어둠 속에서 도래할 빛의 출연을 알리며 만물과 영혼을 깨우는 희망과 개벽을 상징하기도 한다.
닭은 가장 많이 사육되는 가금(家禽:집에서 기르는 날짐승)이다. 한자어로는 보통 계(雞, 또는 鷄)가 쓰였고 촉야(燭夜)·벽치(䴙鴟)·추후자(秋候子)·대관랑(戴冠郎)이라고도 하였다.
닭은 꿩과에 딸린 새로 역사도 길어 약 3,000~4,000년 전에 인도 · 말레이시아 · 미얀마 등지에서 기르기 시작하였다. 닭의 조상은 붉은멧닭 · 회색멧닭 · 실론멧닭 따위라고 알려졌다.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닭은 인도 · 미얀마 · 말레이시아의 숲에 사는 멧닭을 길들인 것이다.
닭의 생김새는 품종에 따라 다르지만, 머리에 붉은 볏이 있고 부리가 짧고 튼튼하며 몸보다 날개가 짧아 잘 날지 못하나 다리가 굵어 빨리 달릴 수 있다. 발가락은 네 개인데 세 개는 앞으로, 한 개는 뒤로 나 있다. 수탉은 며느리발톱이 발달했다. 머리의 볏은 품종에 따라 홑볏 · 장미볏 · 호두볏 · 털볏 따위로, 특징이 있다. 수탉은 암탉보다 볏과 턱살이 더 크고 꽁지도 더 길다.
달걀을 얻기 위해 기르는 난용종, 고기를 얻기 위해 기르는 육용종, 이 둘을 다 얻기 위해 기르는 난육 겸용종으로 크게 나뉜다.
조류인플루엔자로 닭들이 큰 수난을 겪고 있고, 어느 정치인이 ‘닭의 목을 비틀어도 새벽이 온다’는 유명한 말을 남겼는데 올 정유년부터는 닭의 목을 비틀지 않고도 희망을 여는 풍요와 배려, 덕행의 나날이 되길 소망해 본다.
<저작권자 © 민안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