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교육청(교육감 김상곤)이 6월 2일과 3일 이틀에 걸쳐 고양 킨텍스에서 ‘학교혁신과 창의지성교육의 세계적인 흐름’을 주제로 국제혁신교육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세계 각국의 학교 혁신 동향을 파악하고 경기도교육청의 ‘창의지성교육’의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된 이번 심포지엄에는 미국 워싱턴주 랜돌프 던 교육감을 비롯 스웨덴, 핀란드, 일본, 영국, 덴마크, 프랑스 등 교육 선진국 주요 인사들이 참여해 학교 교육의 과거와 현재, 미래에 대한 다양한 경험과 견해를 전했다. 경기도지역신문협회 공동취재단은 심포지엄의 주요내용을 정리해 소개한다. <편집자 주> |
김 교육감 “향후 3년간 도내 2백개 학교 혁신학교로 육성할 것”
“경기혁신교육의 성과와 새로운 대한민국을 위한 도전”
김상곤 경기도교육감은 ‘경기혁신교육의 성과와 새로운 대한민국을 위한 도전’이라는 주제의 기조연설을 통해 “현재 대한민국의 가장 큰 이슈 중 하나는 바로 교육혁신”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 교육감은 “양극화, 특권화로 상징되는 한국 교육 현실에 많은 사람들이 고통을 느끼며 안타까워하고 있다”며 “학벌중심사회가 낳은 과도한 입시중심 경쟁교육이 한국 사회의 미래를 위협하고 있어 공교육에 대한 우려가 교육개혁에 대한 국민적 요구로 모아지고 있다”고 역설했다.
특히 김 교육감은 “경기도교육청은 공교육의 내용과 방법을 미래지향적으로 한 차원 높게 변화, 발전시킴으로써 교육현장에 새로운 방향을 제공할 것”이라며 교육개혁을 위한 다섯 가지 철학적 방향과 혁신교육의 원리를 잘 구현하기 위한 다섯 가지 정책적 과제를 소개했다.
김 교육감이 제시한 다섯 가지 철학적 방향은 ‘공공성 추구’, ‘교육 내용의 창의성 추구’, ‘집단적·사회적 협력을 통한 역동적 발전 추구’, ‘학교공동체 운영 및 학생생활 원리의 민주성 추구’, ‘협력과 소통의 국제적 가치 추구’ 등이다.
또한 김 교육감은 이와 같은 철학적 방향을 바탕으로 혁신교육의 원리 구현을 위한 다섯 가지 정책적 과제로 ‘창의지성교육의 적극 도입’, ‘교육활동 중심의 학교구조 개혁’, ‘평화를 존중하는 학교문화 조성’, ‘보편적 교육복지 확충’, ‘교원임용 방식 및 교원연수 체제 개혁’ 등을 제시했다.
아울러 김 교육감은 “향후 3년간 도내 2백여 학교를 공교육 혁신의 모범이 되는 혁신학교로 육성하고자 한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학생 흥미와 참여 끌어내는 것이 혁신교육 핵심”
김 교육감에 이어 기조연설에 나선 미국 워싱턴주 랜돌프 던 교육감은 창의교육의 교육청·학교단위 운영사례를 발표하고, 국제 혁신교육 네트워크 구축에 대한 의견을 피력했다. 창의교육은 던 교육감의 핵심정책으로, 주 전체에서 시행되고 있다.
던 교육감은 기조연설을 ‘막춤’으로 시작해 눈길을 끌었다. 던 교육감이 단상에서 춤을 춘 이유는 새로운 방식의 교육이 필요하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던 교육감은 “서서 연설하는 것과 춤을 추며 자극을 주는 방식의 차이가 무엇이냐”고 질문한 뒤 “설명하는 방식의 수업을 받으면서 학생들은 전체 정보의 20%정도를 기억하고 토론을 통해 50%, 연습을 통해 70%가량을 기억한다는 조사 결과가 있다”고 말하며 수업방식의 획기적인 변화가 필요함을 역설했다.
또한 던 교육감은 “혁신교육의 핵심은 학생들로부터 흥미와 참여를 이끌어 내는 것”이라고 강조하며 “학생들과의 관계를 구축해내고 학습을 통해 무언가를 할 수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하는 것이 위대한 교사”라고 강조했다.
던 교육감의 연설의 끝은 시작과 같이 춤으로 맺어졌다. 던 교육감은 “내 메시지를 이해했다면 저 연사(김상곤 교육감)이 무대에 오르길 바라야 한다”고 말했고, 김 교육감은 흔쾌히 무대에 올라 던 교육감과 함께 ‘막춤’을 선보였다.
“경기도 혁신교육, 배움 중심 교육으로”
기조연설에 이어 ‘21세기 혁신교육의 철학’이라는 주제로 진행된 토론회에는 스웨덴 국가교육위원회 잉그리드 린드스콕 초중등학과장, 핀란드 교육위원회 레이조 라우카넨 국제관계국장, 경기도교육청 이성대 기획예산담당관이 연단에 올랐다.
린드스콕 과장은 “스웨덴 교육부는 교육의 큰 방향과 원칙을 결정하고 세부적인 교육과정은 지자체와 교사가 결정한다”며 “스웨덴의 고교 교육과정은 기회균등의 원리가 존중되고 인성교육을 강조하며 비판적 사고력을 키우는 데 중점을 두고 있으며 이를 위해 직업교육의 다양화 등 많은 혁신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또 라우카넨 국장은 “핀란드 교육의 가장 중요한 목표는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이라며 “핵심 교육과정은 국가교육위원회와 지자체 등이 만들지만 기초교육은 지자체가, 수업설계 등은 교사가 결정한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발표에 나선 이성대 담당관은 참석자들에게 창의성, 공공성, 민주성을 강조하는 경기도의 혁신학교를 소개하며 “경기도 혁신교육은 학생들의 ‘배움중심’ 교육을 지향한다”고 강조했다.
“학교 변화, 배움 공동체 구축 중요”
심포지엄 둘째 날인 3일에는 국내외 교육 전문가들의 학교교육 혁신방안, 창의지성 함양방안, 국제혁신교육네트워크 구축 방안 등에 대한 토론이 이뤄졌다.
일본 도쿄대 사토 마사부 교수는 ‘배움의 공동체 학교 실현을 위한 이론과 실제’라는 주제 발표를 통해 “학교 교육의 핵심은 수업”이라며 “수업의 변화를 통한 교육혁신을 위해서는 교사들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마사부 교수는 “학교가 바뀌려면 교사들의 공동체인 ‘배움의 공동체’ 구축이 중요하다”며 “배움의 공동체를 만들기 위해 모든 교사들은 서로의 수업을 참관하고 수업보다 긴 대화의 시간을 통해 새로운 수업을 연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영국 버밍엄대학 국제교육연구센터 크리스토퍼 윌리엄스 교수는 ‘혁신교육의 국제적인 틀 디자인하기’라는 주제의 발표에서 “혁신의 본질은 미래지향적이고 인간 공동체의 발전과 개인의 욕구 충족을 위해 필요하다”며 “그러나 혁신에는 혁신으로 인한 예측 가능한 해로움과 예측 불가능한 위험도에 대한 평가가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덴마크 UCC대학 피터 울홀름 교육협력국장은 ‘전통과 혁신 사이의 덴마크 교육제도’ 라는 주제의 발표에서 “덴마크 교육의 가장 중요한 공통 주제는 자유”라며 “덴마크 교육은 학교와 교사는 창의성과 혁신을 저해한다고 생각해 학생들을 시험을 통한 무의미한 경쟁으로 내몰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진 ‘창의지성 함양 방안 탐색’이란 주제의 토론회에서 프랑스 렌2대학 니콜라스 고 교수는 “아이들은 움직이는 통합적인 존재로 작업을 통해 배움을 스스로 조직할 수 있다”며 “배움을 위해서는 배움의 동기, 배움의 주제를 갖는 것과 협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스웨덴교육부 얀 쉬드호프 고등교육과장은 스웨덴 고등학교의 창의지성교육을 소개하며 “스웨덴 학교들 사이에 심각한 교육 격차가 나타났고, 중간에 학교를 그만두는 학생도 많아 학교교육 개혁을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도입했다”며 “모든 프로그램에서 역동적이고 사회적인 기업가정신을 활용한 결과 자신감 있고 창의적인 학생이 크게 늘고 학교 사이의 교육 격차도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한신대 송주명 교수는 혁신교육의 핵심요소인 ‘창의지성교육’의 개념을 설명하면서 “앞으로는 ‘창의적 인재 양성’에 초점을 두고 새로운 교육방법을 적극적으로 도입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비판적, 성찰적 사고활동을 중요시하는 ‘창의지성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심포지엄, 한국교육발전의 밑거름”
심포지엄의 마지막 순서로는 모든 발표자들이 참여한 ‘국제혁신교육 네트워크’ 구축에 대한 방안을 모색하는 토론이 진행됐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이번 심포지엄이 세계적인 흐름에 맞는 경기혁신교육의 목표 및 방향을 설정하고 경기혁신교육의 핵심인 창의적 지성교육 내용과 방법을 구체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며 “학교혁신 우수사례를 세계와 공유하고 세계 교육선진국의 혁신학교와의 네트워크 구축, 교류를 확대하는 계기가 됐다”고 평했다.
김상곤 경기도교육감은 3일 심포지엄 폐막식에서 “이번 심포지엄에서 발표된 혁신교육과 창의지성교육의 정보들을 소중하게 받아들여 경기교육, 나아가 한국 교육발전의 밑거름으로 삼겠다”며 “세계의 교육지성들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21세기 혁신교육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모색하는 다양한 자리가 만들어지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경기도 지역신문협회 공동취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