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FTA 체결로 포도생산 농가들이 불안이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포도농가들의 규모화 생산력, 조직화가 제대로 성립되지 않은 열악한 상태에서 미국이라는 거대한 나라의 농가와 대결하기에는 아직 어렵다는 것이 농가들의 생각이다. 한·칠레 FTA가 7년 전 발효될 때 정부에서는 포도 산업에 피해가 없다고 말했으며 심지어는 포도산업의 경쟁력이 국제수준으로 높아졌다는 분석을 내놓았지만 포도생산 농가들의 보는 시각은 달랐다. 우리나라 포도 산업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알기 위해서는 칠레산 포도 수입량을 보면 알 수 있다.
농림수산식품부의 자료를 보면 국내 포도 생산량은 2003년 37만6천430톤 이었지만 2009년에는 33만2천978톤으로 그리고 지난해만 해도 32만6천628톤으로 계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칠레산 포도 수입량은 한·칠레 FTA발효 후 첫 해인 2004년 8천117톤에서 지난해 3만904톤으로 무려 272%나 급증했다. 이 기간 올 11월말까지 수입량만도 3만9천339톤으로 지난해 보다 증가했음을 알 수 있다. 국내 평균 포도 소비량은 34만 톤으로 약 10%에 이르는 수준으로 국내 포도생산량의 감소분을 칠레산 포도가 채워가며 국내 포도시장의 점유율을 높여갔다.
국내 포도가 이렇게 설 자리를 조금씩 잃어가는 상황에서 한·미 FTA체결로 미국산 포도 마져 수입되면 결국 국내 포도 산업은 붕괴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생산농가의 걱정이고 불안이다. 포도생산농가들은 “칠레산은 국내 포도의 비수확기 수입돼 하우스 포도에만 일부 영향을 주었지만 미국산이 수입 시기는 국내 포도수확기와 맞물려 노지 포도에도 직접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 된다”고 말했다. 당장 수입되는 칠레산 포도가 수입물량의 80%만 차지하고 있는데 미국산의 수입량 증가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많은 농가들이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