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득구 도의장, 이재정 도교육감 “손 편지글 심금 울려”
일본에서 친정 어머니께 보낸 편지 등 72점 시상 …감동의 물결
경기도 31개 시군 대표적인 지역주간신문 40개사의 연합체인 경기지역신문협의회(회장 이영호. 이하 경지협)가 주최한 제3회 경기가족사랑편지쓰기 시상식이 1월 29일 경기도의회 대회의실에서 성황리에 열렸다.
최남의 시인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시상식에는 강득구 경기도의회 의장, 이재정 경기도교육감, 유동운 경기도 언론담당관, 김경자 경기도의원, 육종철 경기원로회 이사장, 윤성찬 경기도한의사회 부회장, 김혜영 경기도학원연합회 회장, 박현태 포럼전통과미래 회장, 서정선 전 월간경기 발행인을 비롯한 내빈과 75명의 수상자 및 학부모, 교사 등 150여명이 참석해 감동을 함께 나눴다.
지난해 11월부터 12월까지 초등학교 저학년부, 고학년부, 중등부, 고등부, 대학·일반부로 나눠 진행된 가족사랑편지쓰기 공모전에는 경기도 전역에서 1만여점 가까운 편지글이 접수되었고 각 시군별 예선을 통과한 1천여점에 대해 문인들이 심사를 벌여 72점의 입상작과 지도교사 3명 등 총75명을 수상자로 뽑았다.
심사결과 교육감상인 초중고 학생부 전체1등 대상은 아버지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 김포 풍무고 3학년 정누리 학생, 도지사상인 대학일반부 전체1등 대상은 상가건물 경비원인 아버지를 걱정하는 남양주시 남윤영씨, 도의회의장상은 결혼해 일본에서 거주하는 김재희씨가 여주시 친정어머니에게 쓴 편지 등 72명이 선정돼 이날 수상의 기쁨을 누렸다.
이영호 회장은 대회사를 통해 “인터넷과 SNS 등의 발달로 손편지를 쓸 기회가 없는데 경기가족사랑편지쓰기 대회를 통해서 가족, 친구, 사제 간에 공동체 의식과 사랑하는 마음을 가졌으면 좋겠다는 취지에서 2012년부터 시작했다”며 “편지에 가끔씩 어른들이 모르는 인터넷이나 핸드폰 용어들이 등장하는 등 한글 파괴 모습도 안타까웠지만, 이 행사가 한글 제대로 쓰기에도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었기를 바라고 수상작품집이 발행돼 학교도서관과 공공도서관 등에서 더 많은 도민들이 감동을 공유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날 시상식에서는 특별한 편지 한편이 공개됐는데 일본 아이치현 도요타시로 시집간 딸(김재희)이 여주시에 거주하는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과 감사한 마음을 담아 쓴 내용으로 참석자들에게 커다란 감동을 주었다.
이 편지 작성자에게 특별상을 시상한 강득구 경기도의회 의장은 편지 일부를 낭독하면서 “경기도 전역에서 1만명 가까운 분들이 손편지를 쓰면서 가족사랑하는 마음을 나눈 것 만으로도 매우 의미 있는 행사”라며 “앞으로도 이 대회가 더욱 활성화돼 더 많은 경기도민들이 편지를 썼으면 좋겠다”고 축하했다.
초중고 학생부 전체1등 대상 수상자인 김포 풍무고 정누리 학생에게 시상한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은 “입상자들의 편지글 하나 하나가 모두 감동어린 사연으로 심금을 울렸다”며 “특히 경기도 전역에서 초중고 학생들이 편지쓰기 행사에 참여한 것을 보고 인성교육에 많은 도움이 됐음을 확신하며 지역신문사들의 노고에도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격려했다.
경기가족사랑편지쓰기대회는 경지협이 5월 가정의 달에 가족간, 사제간, 급우간 손편지 쓰기를 통해 공동체의식을 함양하고 서로 아끼는 마음을 갖는 계기를 만들고자 지난 2012년 첫 행사를 치룬 후 지난해 3회 대회가 진행됐다. 지난해 세 번째 행사는 세월호, 지방선거, 판교 환풍구 사고 등으로 11월에 공모가 진행되어 시상식이 이날 열리게 됐다.
한편 제4회 경기가족사랑편지쓰기는 올해 5월 가정의 달에 진행될 예정이다.
<경기도지역신문협의회 공동기사>
제3회 경기가족사랑편지쓰기 학생부 전체1등 대상 경기도교육감상- 정누리 (김포 풍무고 3학년) 아빠! 어리광만 피울 줄 알았던 아버지의 딸은 어느새 19살을 지나 학창시절을 매듭짓고 있습니다. 고3 생활의 끝에 선 지금 누군가는 후회, 어떤 이는 후련함, 또 누구는 아쉬움... 이 수많은 감정들을 느끼고 있겠지요. 하지만 저는 좀 달라요. 이 복잡한 감정들 중에서 심장 한 켠을 꾹 누르고 있던 것은 바로 아버지, 당신에 대한 존경심이었습니다. 오 남매중 막내로 태어나 스스로 모든 걸 해야 했던 아빠. 하고 싶은 게 많았지만 가난의 무게가 더 컸던 아빠. 돌아가신 할머니, 할아버지를 항상 가슴속에 묻었던 아빠. 자기 꿈을 버리고 누리아빠로 살아야 했던 아빠. 제가 야자를 끝낸 뒤 녹초가 되어 11시에 들어와도 당신께선 항상 깨 있으셨어요. 신나게 놀다 늦게 들어와 혼날까 겁 먹었을 때도, 한 마디만 건넨 채 잠이 드셨죠. ‘무사히 집에 들어와 준 것 만으로도 고맙다’ 항상 내 얼굴을 보고 하루를 마치려했던 아빠. 일이 너무나 많아 쉽게 잠들 수 없었던 아빠. 그 사실을 저는 왜 이제야 알았을까요? 왜 항상 아빠는 늦잠 자는 게으름뱅이라며 타박했을까요? 아버지의 삶의 무게를 느끼기엔 제가 너무도 어렸나봐요. 1년 동안 수능공부를 하면서 참 아빠 생각이 많이 났어요. 이 나이땐 아빠도 부푼 꿈을 안고 있는 한 학생이었겠지? 당신께서 누리 아빠가 되기 위해 얼마나 많은 꿈을 접어야 했을까. 이런 생각을 하면 19살의 아빠가 자꾸 눈앞에 어른거렸어요. 아빠! 저는 어느새 10대의 끝에 서서 스무 살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그때보다 키가 많이 컸는데도 여전히 아빠는 저에게 거대한 나무 같네요. 언제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주셔서 또 누리 아빠가 되어주셔서 고맙습니다. 다음 생에서도 저는 아빠 딸로 태어날래요. 저도 많이 컸으니 이젠 때로는 의지할 수 있는 친구가 되어 드릴게요. 앞으로는 제 꿈을 위해 희생하는 아버지가 아닌 꿈을 꾸는 동반자가 되어주세요. 아빠! 사랑합니다. 입이 아플 만큼 아빠를 사랑하는 딸 누리 올림 제3회 경기가족사랑편지쓰기 대학일반부 전체1등 대상 경기도지사상- 남윤영(남양주시) 아버지, 오늘은 새하얀 눈이 소담스럽게 내렸습니다. 나뭇가지에 얌전하게 자리 잡고 앉은 눈을 보고 있으려니 눈이 일궈낸 세상이 어찌나 아름다운지, 내리는 눈 구경에 시간 가는 줄을 모를 정도였습니다. 그러다가 문득 정신을 차려 바닥에 차곡차곡 쌓여서 점점 높아지는 눈을 보고는 아버지가 걱정되었습니다. 내년이면 일흔이신 나이에도 경비 일을 하시는 아버지가 눈을 치우시느라 고생하실 일을 생각하니 마음이 아팠습니다. 자식들에게 부담 주는 게 싫으시다 며, 오히려 자식들에게 무언가를 해주는 게 행복하시다 며 경비 일을 하시는 나의 아버지! 지금까지도 자식들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사시는 나의 아버지! 그러나 나의 아버지, 경제적으로 풍요롭게 해주지 못해서 미안하다는 말을, 아버지가 능력이 없어서 미안하다는 말을 이제는 하지 말아 주세요. 오히려 정말 미안한 마음을 가져야 하는 건 저랍니다. 초겨울치고 제법 날이 따뜻했던 얼마 전, 아버지의 일터로 찾아갔을 때, 저는 아버지께 너무도 죄송했습니다. 오랜만에 만나는 딸을 반겨주며 관리소 한 켠에 자리를 마련해 주시던 아버지. 제 앞에서 건물 입주자들에게 깍듯이 인사를 하시고 허드렛일을 마다않던 아버지의 모습이 생각날 때마다 제 마음이 아려옵니다. 자신의 인생을 고스란히 녹여 가족이라는 나무에 편안하고 아무 걱정 없는 노년을 즐기시기만 해도 모자라신 나의 아버지가 여태까지도 고생하시는 걸 보니, 아버지께 너무 죄송하기만 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아버지를 보며 더욱 굳건하게 마음을 먹었습니다. 지금보다 더 부지런하게 또 열심히 살아서 하루 빨리 아버지가 편안하게 살아가실 수 있도록 해야겠다고 말입니다. 그리고 아버지! 제가 바르고 올곧은 성품을 가지신 아버지를 얼마나 자랑스러워하는지 아세요? 아버지는 나에게 자랑스러움으로 가슴에 벅찬 무언가를 가득 채우게 해주는 존재입니다. 아버지는 정당하지 않은 것이라면 단돈 10원도 받지 않으시는 분이시잖아요. 지금도 산에 오를 때면. 쓰레기봉투를 가져가 아버지의 것은 물론 주변의 쓰레기들까지 주워서 집으로 가져가 엄마께 잔소리를 들으시죠. 차가 거의 다니지 않는 길에서도 먼 길을 돌고 돌아 신호등을 찾아 길을 건너시잖아요. 이렇듯 아버지는 나에게 너무나도 훌륭한 아버지이시고, 자랑스러운 분이랍니다. 만약 나에게 감히 아버지를 선택할 천부적인 권리가 주어진다고 해도 천 번이고 만 번이고 아버지의 딸이 될 겁니다. 자신의 인생을 가족들을 위해 바치신 나의 아버지! 언젠가는 아시게 될까요? 뚜껑 열어놓은 장독대 옆에서 따뜻한 봄볕에 취해 있을 때, 땀줄기가 등줄기를 타 내리는 여름날 한줄기 바람이 불어와 더위를 식혀줄 때, 파란 하늘 사이로 엽록소를 잃고 본연의 제색을 찾아가는 가을 나뭇잎을 볼 때마다 내 머릿속 저편에 꼭꼭 숨었던 아버지와의 추억들이 슬며시 새어나온다는 것을요. 오늘처럼 눈이 소담스럽게 내리는 날은 어릴 적 아버지가 만들어 주신 눈사람이 떠올라 사무치도록 아버지가 보고 싶습니다. 나의 아버지! 사랑하구요 언제나 건강하세요 . 2014년 12월 15일 아버지의 첫째 딸 윤영 올림 제3회 경기가족사랑편지쓰기 특별상 경기도의회 의장상- 김재희(일본 아이치현 도요타시.여주 출신) 우리는 러브 인 아시아!
엄마! 부르면 부를수록 보고 싶은 우리 엄마. 엄마가 된 딸 재희가 일본에서 인사드립니다.
어느덧 올해도 얼마 남지 않았네요. 갑자기 추워진 12월의 날씨는 한 해가 저물어가는 쓸쓸함처럼 느껴지는 나날입니다만, 한파 대비는 잘하고 계신가요? 날씨는 춥지만 마음만은 따뜻하게 며칠 남지 않은 2014년도 마무리 잘하시기를 바래요.
가깝고도 먼 나라 이곳 일본에 온지도 벌써 4년이 지났네요. 엄마 품을 떠나 홀로서기가 두렵기만 하던 철부지 딸이 두 달 전에는 한 아이의 엄마가 되었어요. 임신과 출산을 겪고 나니 한층 더 엄마의 소중함에 대해 되돌아볼 수 있는 것 같아요.
안이가 태어나고 일주일 후, 산후조리차 비행기 타고 바로 날아온 우리 엄마! 일본으로 시집 간 딸, 타지에서 아기 낳느라 고생했다며 손녀보다 엄마 딸 챙겨주러 오신 모습에 정말 든든하고 감사했어요. 엄마와 함께 한 2주간의 시간은 평생 갚아도 모자랄 만큼 너무나 값진 시간들이었답니다. 따근따근한 엄마 밥과 미역국 지금도 먹고 싶네요.
“네가 선택한 길이니 후회 없이 최선을 다하라” 늘 제게 해주시던 말씀이죠. 이 말씀을 항상 가슴 깊이 새기며 행동에 옮기고 있어요. 지난 2008년 엄마가 유방암 수술을 받던 그해, 가장 힘들어하던 엄마를 뒤로한 채 일본 유학을 가겠다던 이기적인 딸을 없는 형편에도 불구하고 뒷바라지해주셨죠. 주변에서는 엄마 맘 모른다. 매정한 딸년이다. 욕해도 엄마는 제가 택한 길을 밀어주시고 응원해주셨네요.
이후 대학 졸업과 동시에 일본으로 취업한다 했을 때도 엄마는 한 치 반대 없이 저를 보내주셨어요. 아낌없는 엄마의 지원과 응원이 없었더라면 지금의 저, 그리고 외손녀 안이도 없다 생각해요. 유학도 보내고 대학 4년 뼈빠지게 고생해 가르쳐 놓았더니 시집도 빨리 가서 내심 섭섭한 마음이 크실 거예요. 가까이 살면 자주 오가며 효도도 하며 오순도순 살 수 있을 텐데 일 년에 몇 번 보지 못하고 먼 곳으로 시집와 저 또한 죄송한 마음으로 가득하네요. 몸은 떨어져 있지만 항상 엄마 곁에서 함께 있는 것처럼 매일매일 통화도 하고 소식 전하며 살 테니 지켜봐 주세요. 한 번은 엄마가 ‘러브 인 아시아’ 방송 보면서 저를 떠올리시고 눈물 흘린다는 이야기를 하셨죠. 우리의 상황인 것 같고 저는 여기서 외국인 며느리이니 보시면서 많이 공감하셨을 거예요. 엄마의 그런 모습을 보니 떠올리니 가슴이 찡하네요. 처음 우리 집에 방문했을 때가 8월이었죠. 한창 더울 즈음이었는데 웬일인지 그 주는 선선해 외출하기 좋았던 기억이 나네요. 당시 배가 남산만한 딸 모습에 놀라시기도 했을 거예요. 언제나 그렇듯 만나면 반갑지만 헤어질 땐 가슴이 미어지는 그 순간, 순간들 … 출국장 앞에서 한없이 눈물을 흘리던 엄마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합니다. 우리는 러브 인 아시아 찍지 말자며, 눈물 보이기 없기! 라며 약속도 해놓고 막상 배 나온 딸과 헤어지려니 항상 강인한 모습만 보이던 엄마도 울컥하셨나 봐요. 그래도 엄마 딸, 시집도 가고 예쁜 딸도 낳고 행복하고 살고 있으니 안심하세요! 자주는 못 보지만 세 달에 한 번은 꼭 찾아뵐게요. 엄마 이제 혼자 비행기도 잘 타시니 앞으로 자주 오시면 돼요. 아! 하루라도 빨리 안이와 함께 엄마를 만나러 가고 싶네요. 지금 안이는 엄마가 계셨을 때보다 두 배 이상으로 성장했답니다. 몸무게도 6.8kg 키도 65cm가 되었어요. 제법 옹알이도 하고 잠투정도 하고 많이 똘똘해졌어요. 예쁜 외손녀 데리고 빨리 한국에 갈게요. 기대하세요. 엄마도 외손녀랑 이곳저곳 놀러 다니려면 항상 건강! 챙기셔야 돼요. 세상에서 그 누구보다 소중하고 존경하는 우리 엄마 민숙 씨 마지막으로 (마지막이라는 말 싫어하시죠. 편지의 마지막입니다.) 엄마에게 자주 말하지 못한 말 전할게요. “사랑해요” “愛してます” 말로는 제 마음을 다 표현할 수 없지만, 앞으로 행동으로 보여 드릴게요. “아! 딸 잘 키웠네!” 소리 듣게끔 효도 많이 할게요. 다시 한 번더 사랑합니다. 아주 많이.
2014년 12월 5일 (금) 딸내미 재희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