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 참 좋다

김보라(더불어민주당 경기도의원)

안성, 참 좋다

 

김보라(더불어민주당 경기도의원)

 

 사람들은 안성이 텃새가 심하다고들 한다. 틀린 말은 아니다. 안성에 철도가 들어오려다 못 들어오고, 에버랜드를 유치하려다 물거품이 되는 등의 예를 굳이 들지 않더라도 인정할 건 인정해야 하지 않겠는가 싶다.

 그런데 텃새가 없는 지역이 있을까? ‘텃새는 꼭 없어져야 하는 걸까? 대부분의 사람들은 텃새를 외부인과 이주민을 배척한다는 부정적인 측면에서 생각하지만, 다른 각도에서도 해석할 수 있지 않을까? 실상 긍정적인 면은 별로 주목을 받고 있지 못하다는 생각이다. 안성의 미래를 구상하면서 텃새의 긍정적인 면을 적극 접목하고, 사고를 확장할 것을 제안한다.

 첫째, 안성은 텃새 부렸기때문에 민족의 자존심과 자주권을 지켜냈다. 안성 역사 중 자랑스러운 역사가 바로 ‘4·1만세운동이다. 이 운동은 일제치하 3·1운동이 한창이던 191941일 밤, 안성시 양성면을 시작으로 원곡·양성면 주민 2,000여명이 합세하여, 일제 통치기관인 원곡면사무소, 양성주재소, 우편소를 잇따라 파괴해 이 지역을 이틀 동안 해방시킨 순수 민간 만세독립운동이다.

 이를 가능하게 한 원동력은 무엇이었을까. 그렇다. 바로 텃새였다. 텃새는 자신의 영역을 침범해오는 잡새들로부터 자기 영역을 지키려는 특성이 있다. 마찬가지로 우리 안성 사람들은 목숨을 걸고 부당하게 우리의 자치를 빼앗은 일본인들에게 정당한 텃새를 부린 것이다.

 우리 땅에서 나가라고, 너희 집으로 돌아가라고. 우리는 이런 자랑스러운 조상들의 후예다. 이런 역사적 사실을 옛이야기로만 돌리지 말고, 오늘의 안성에서 살려 안성시민이 주인인 주민자치 도시로 만들어가야 한다.

 둘째, ‘텃새 부렸기때문에 지속가능한 미래사회의 귀중한 자원을 지켜냈다. 그동안 안성은 인근의 도시들에 비해 도시화, 산업화가 진행되지 못했다. 그 이유 중 하나가 새롭게 들어오는 산업시설을 받아들이지 않아서라고 한다. 그러나 조금만 생각을 바꾸면 이는 절호의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서구 선진국들의 경우 생태와 창의성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결국 지금 이야기되고 있는 ‘4차산업혁명시대의 핵심가치도 생태’, ‘창의’, ‘융복합이다. 유럽의 역사적 도시를 보라. 그곳들은 모두 역사와 전통, 생태를 돈을 들여 보존하고 있다. 왜 그럴까. 그렇게 하는 것이 현재 사는 사람의 삶의 질도 높이고, 지속가능한 성장의 기반이 되기 때문이다. 이런 환경에서 자라는 미래세대는 창의적인 미래형 인간이 될 것이다.

 안성이 발전의 대열에서 뒤처진 건 맞지만, 오히려 지금이 절호의 기회인 이유다. 안성은 서울과 1시간 거리의 도시이면서, 아직 자연과 농촌이 살아 있다.

 이미 높은 시멘트 건물과 아스팔트로 개발된 다른 도시들이 갖고 있지 못한 안성만의 매력이 있다. 안성은 크고 작은 호수가 63개나 있고, 안성시내에서 차로 10분만 나가면 전원을 만나고, 3곳의 천년사찰(석남사, 청룡사, 칠장사)이 있는 매력덩어리의 도농복합도시다. 이런 매력들이 아직 남아 있는, 바꿔 말해 외부에서 안성을 찾아올 이유가 남아 있는, 결정적인 이유가 바로 텃새였다. 남아 있는 생태자연환경은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밝게 해줄 자원이 될 것이다.

 셋째, ‘텃새 부렸기때문에 전통과 공동체가 남아 있다. 안성 사람들은 잘 모르지만, 외지에서 온 사람들은 안성 사람들이 얼마나 느긋한지 안다. 말투도 그렇지만, 생활양식이 그렇다. 아직도 마을마다에는 옛 전통이 살아 있다. 정월대보름이면 마을회관마다 윷놀이를 하고, 마을잔치를 한다. 모판내기를 품앗이로 하는 마을도 많다. 여름이면 마을 사람들이 모여 천렵을 하는 곳도 많다. 추석이 가까워오면 마을길을 청소하는 공동부역을 하곤 한다. 겨울이면 마을 눈 치우기공동작업을 한다. 그리고 서로 돕는 이웃 공동체들이 남아 있다. 새로운 것이 좋다고 무분별하게 받아들였다면 꿈도 못 꿨을 소중한 것들이다.

 나는 이런 안성이 참 좋다. 우리 안성엔 앞으로 생태 발전을 할 무궁무진한 자원들이 널려 있다. 나는 이런 안성의 경기도의원이라는 게 자랑스럽다. 이제 안성토박이든 아니든, 이런 자산을 제대로 가꿔 친환경 도농융합도시로 자리매김을 한다면, 우리 안성의 도시경쟁력도 있지 않을까. 사실 텃새의 다른 이름은 애향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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