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에 더 빛나는 나무들

시인·수필가 정 지 웅

 비탈에 서있는 나무들이 가슴을 활짝 펴고 높은 하늘을 향해 팔을 벌렸다. 모두 하나같이 위쪽으로 손을 번쩍 들어 올린 채 조용하게 서있다. 잠자는 듯 고요하다.

 산을 넘어 계곡과 벌판을 따라 불어오는 매서운 바람이 외로운 나목(裸木)들 사이를 쓸쓸하게 가로질러 불어간다. 하지만 조금도 숨김없이 제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나무들은 그 어느 계절의 모습보다도 더 여유가 있고 품위도 있어 보인다. 우뚝한 나무 등치와 거칠 것 없이 사방으로 쭉쭉 뻗어나간 곁가지들, 나무 끝 쪽의 수없이 많은 잔가지들이 한데 어우러져 더도 덜도 필요 없는 우아한 자태의 단출함과 가지런함을 보듬고 있다.

 시인 조인스킬머는 나무처럼 아름다운 시는 결코 볼 수 없으며, 오직 신만이 나무를 만들 수 있다나무처럼 아름다운 시(A,poem Lovely As a Tree)’ 라는 시에서 노래했다. 잎을 지운 겨울나무들은 오직 신만이 빚어낼 수 있을 것만 같은 원숙한 조화와 균형의 아름다움을 만들어 낸다. 팔을 들어 크게 가슴을 벌리고 있는 나무들은 청자 빚으로 맑게 갠 겨울 하늘의 탁 트인 창공을 넓게 품어 안고 있다.

 사람들은 나무가 겨울잠을 자고 있다고 말하지만 이들은 기실 쉬지 않는 생명의 돌기를 계속하여 그들의 진지한 삶의 숨결을 멈추지 않는다. 그것은 겨울이 깊어지고 추위가 강해질수록 더욱 빛나는 윤기를 머금고 있는 수피(樹皮)의 모습에서 잘 알 수 있다. 더욱 반짝거리는 표피의 기운이 마치 터져나갈 듯 팽팽하고 매끄러워 보인다.

 나무들의 겨울 눈 모습은 어떠한가? 나뭇가지들의 수많은 겨울눈이 그 크기를 키우며 도톰하게 부풀어 오르는 모습이 확연히 드러난다. 길가 은행나무의 겨울눈이 불쑥 솟아오르고, 정원의 목련도 큼직한 꽃눈들을 더욱 생기 있게 키우고 있다. 숲속의 무리를 이루고 있는 산 나무들, 겨울의 정기를 받은 꽃눈과 잎눈들을 키워나가며 겨울의 산색을 담백하게 채색한다.

 산벚나무와 참나무는 짙은 고동빛의 색조를 머금은 은은한 갈색의 기운을, 단풍나무는 잔가지들의 잔잔한 연분홍빛 노을을, 소담한 은사시나무 무리는 은회색의 밝고 맑은 빛을 각각 산록 곳곳에 뿌려 놓는다

 한겨울에도 이렇게 삶의 기운이 넘쳐나는 나무들의 모습이 경이롭다. 햇빛과 공기, 물과 바람의 간소함만으로도 아무런 어려움 없이 겨울을 나는 나무들이 부럽게도 느껴진다. 거추장스러운 온갖 다른 것들 없이도 숭고한 삶의 희망과 생명의 꿈을 키워나가는 나무들의 모습이 신비로울 따름이다.

 도발적이리만큼 발랄해 보이는 겨울나무들의 눈매와 그들의 반짝이는 수피에 눈길을 던져보자. 우리들이 힘겨운 삶의 무게에 짓눌려 어렵고, 고통스러워하고 있다면 모두들 한번쯤은 외롭고 추운 겨울을 사는 나무들의 모습을 살펴볼 것이며, 그들에게 주어지는 모진 겨울의 아픔을 기꺼이 받아들여서 이를 이겨내고 사랑하면서 새봄이 오면 다시금 이루어낼 소생(蘇生)의 기적과 새로운 삶을 준비하고 있는 나무들의 겨울나기를 눈여겨 바라보자.

 겨울에도 크는 나무, 옹골찬 겨울나무들의 모습이 한결 더 멋지고, 아름다워 보인다. 통통한 버들가지를 키우고 있는 한 겨울의 산버들이 새봄을 재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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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종합사회복지관, ‘안테나 4기’ 발대식
안성종합사회복지관(관장 박희열)이 지난 3일, 대학생 공익활동 연합동아리 ‘안테나 4기’의 발대식을 개최하고 본격적인 활동의 시작을 알렸다. ‘안테나’는 ‘안성이라는 테두리 안에서 함께하는 나와 너’의 줄임말로, 안성 지역 대학생들이 공익활동을 기획하고 실천하는 대학생 연합동아리이다. 2022년 1기를 시작으로 올해 4기를 맞이한 ‘안테나’는 매년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통해 지역사회의 긍정적 변화를 이끌고 있다. 올해 선발된 ‘안테나 4기’는 총 24명의 대학생으로 구성, △인식개선 캠페인 동아리 ‘안성, 안녕지킴이’ △팝업놀이터 동아리 ‘노는게 제일 조아’ △찾아가는 복지 인형극 동아리 ‘레디 액션’ 등 3개 팀으로 나뉘어 활동을 펼칠 예정이다. 이들은 주도적인 공익활동 실천을 목표로 지역 내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열정으로 뭉쳤다. 발대식에 참여한 ‘안테나 4기’의 이채원 학생은 “안테나 활동을 통해 보람과 행복이 가득한 한 해를 보내고 싶다”며 포부를 밝혔다. 박희열 관장은 “공익활동에 대한 대학생들의 뜨거운 열정이 매우 인상 깊다’며 ‘안테나 활동이 개인의 성장뿐만 아니라 지역사회와 함께 발전해 나가는 의미 있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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